2021년 11월 17일 TDR 보고서
거래소가 17일 오전 10시3분에 LIG넥스원의 주식 선물의 가격제한폭을 확대한다고 공시했다. LIG넥스원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발생했다. 급등 사유는 UAE 국방부가 "한국의 방공체계인 M-SAM을 들여 올 계획"이라며 "계약 규모는 35억 달러(약 4.13조원)"라고 트위터에 밝혔기 때문이다. LIG넥스원의 작년 매출액이 1조6000억원이다. 대단한 수출 호재를 외국 국가가 공식적으로 밝혔다. 여느 출처를 알 수 없는 풍문과는 차원이 다른 정보여서, LIG넥스원의 주가가 급등한 것이다 .
=LIG넥스원은 LIG가 46%, 국민연금이 14%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LG그룹 구인회 창업주의 조카인 구자원 회장이 분가해서 1999년 LIG손보를 설립했다. 지금은 LIG손보가 KB손보로 바뀌면서, LIG넥스원은 LIG그룹의 핵심 기업이다.
=UAE가 도입하는 M-SAM는 천궁-Ⅱ이다. 천궁-Ⅱ는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기아차 등이 부문별로 나눠서 제작한다. 기아차는 미사일 탑재 차량을, 한화시스템은 다기능 레이더를, LIG넥스원은 교전통제소, 유도탄를 비롯해 종합 운영 체계를 각각 담당한다.
=천궁-Ⅱ는 탄도 미사일과 항공기를 동시에 요격 가능한 방어 체계이다. 탄도미사일을 요격할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국가는 세계에서도 극소수이다. 천궁-Ⅱ는 2018년에 첫 양산에 들어가서 작년 11월 우리 군에 첫 배치됐다. 천궁-Ⅱ의 탄도 미사일 한 대 가격은 15억원에 달한다.
=정부는 연내에 UAE와 계약을 완료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렇게 되면, LIG넥스원은 4년 연속 수주 증가로 올해를 마무리하게 된다. 수주 잔고와 매출, 영업이익은 비례한다. LIG넥스원에게 이번 수주가 중요한 점은 향후 수출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LIG넥스원은 국내 대표적인 방산기업이다. 방산기업은 국가의 정책에 의존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대신 안정적인 매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한국 국방부는 방위력 개선 사업을 추진 중이다. 어느 정권이 들어서도 방위력 개선 사업은 유지될 전망이다. LIG넥스원과 관련된 방위력 개선 사업의 전체 규모는 올 해 17.1조원에서 2025년에 23.6조원으로 증가한다. 사실상 독점이라는 점도 방산 산업의 특징이다. LIG넥스원은 국내 매출만으로도 향후 무난한 성장이 보장된 것이다. 따라서 여기에 해외 물량이 터진다면, LIG넥스원의 매출과 주가는 급등할 것이다. 이에 따라 17일 주가가 급등한 것이다. 다만, 국내 수주를 해도 실제 매출에 반영되려면 3~4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미국 성장주 투자의 효시인 필립 피셔(Fisher)는 공장 증설에 따른 잡음을 투자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공장을 증설한다는 공시가 나오면 주가가 상승하지만, 정작 증설이 완료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여기서 실망한 투자자들이 매도할 때가 매수 기회라는 주장이다. 더 좋은 기회는 가동이 시작된 이후라고 피셔는 주장한다. 정작 가동이 시작됐지만, 반드시 시행착오가 있기 마련이다. 예상치 못한 변수로 공장이 멈췄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실망한 투자자들이 주식을 던진다. 매수하기 이보다 좋은 시점이 없다고 피셔는 주장한다. 하지만, 시행착오 끝에 공장이 정상 가동하면 매출과 높은 영업이익률로 이어진다. 이를 확인한 시장은 공장 운영사에 높은 이익 배수(mutiple)을 매긴다. 주가는 급상승한다는 것이 피셔의 혜안이다.
=LIG넥스원의 이번 호재는 조만간 잊혀진다. 이후 잡음이 들리면 주가는 낙폭을 키우면서 떨어진다. 하지만, 계약 자체가 취소되지 않는 한 LIG넥스원의 매출과 주가 상승은 취소되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