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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24일 TDR 보고서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 테일러시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겠다고 24일 공시했다. 건설에 투입되는 금액은 총 170억 달러(약 20조4000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이번 공장 신설로 파운드리(foundry)와 고속컴퓨팅, AI 반도체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 삼성전자 [총 170억 달러(약 20.4조원) 투자, 시스템LSI 공장 건설(2022년 상반기~2024년 하반기 양산)]

=이번에 신설되는 테일러 공장에서 주목되는 분야는 파운드리이다. 파운드리는 애플, 퀄컴 같은 고객이 설계도를 주면 삼성전자, 대만의 TSMC  같은 회사는 생산을 한다. 일종의 하청이고, 의뢰자가 갑이고 생산 기업은 을에 해당한다. 최근에는 갑을 관계가 뒤바뀌었다. 이유는 의뢰자는 많은 반면 적기에 생산해 줄 수는 기업은 소수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반도체의 핵심 역량인 선폭이 줄어들면서 생산의 진입 장벽이 대폭 높아진 점도 한몫했다. 


=코로나 이후 지구촌을 강타한 반도체 대란 역시 파운드리 기업의 공급 부족에서 기인한다. TSMC는 현재 세계 1위의 파운드리 기업이다. TSMC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률이 41%에 달하는 점이 달라진 파운드리 기업의 위상을 반영한다. TSMC는 제조기업으로 도달할 수 없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뽐낸 것이다. 이런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이면에는 TSMC가 고부가가치의 제품만 골라서 생산했기에 가능했다. 파운드리 시장은 성장 중이다. 시장 조사기관인 트렌드포스는 "내년 세계 10대 파운드리 기업의 예상 매출은 올해보다 13.3% 성장할 것"이라며 "총액은 1176억 달러(약 141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메모리 반도체인 D램과 낸드플래시에서 1위를 구가하는 삼성전자로서는 급성장하는 파운드리 시장까지 장악하면 반도체 천하 통일을 이룰 수 있다.이미 기술력도 입증했다. 2010년에는 애플이 아이폰의 AP 생산을 삼성전자에 맡기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신설한 테일러 공장이 파운드리 약진의 전진 기사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핵심 고객인 애플, 퀄컴, AMD. 엔비디아 등이 모두 미국 회사이다. 이들의 생산 물량을 가져온다면, 삼성전자로서는 TSMC와의 간격을 줄이면서 1위 등극도 가능해진다. 삼성전자는 2030년에는 파운드리가 포함된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1위를 차지하겠다고 공언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천하 통일을 하겠다는 구상에 몇 가지 선결 과제를 제시한다. ① 수율 제고이다. 현재 파운드리 사업부의 영업이익율은 15%이다. 영업이익률이 15%라는 의미는 수율이 15%라고 환원 가능하다. 수율 15%는 85%의 제품을 버린다는 의미이다. 관리의 삼성에서 이해하기 힘든 결과이다. 특히 김기남 대표의 성향을 고려하면 더욱 납득이 되지 않는다. 김 대표는 전임인 권오현 부회장과 다른 스타일의 경영자이다. 권 부회장이 대략적인 비전을 제시하면서 회사를 끌고간다면, 김 대표는 세세한 항목을 신경쓰면서 회사의 누수를 최소화하는 경영이 특징이다. 그런 김 대표가 파운드리 분야의 낮은 수율을 해결하지 못한 점이 의아스럽다는 반응이다. 

② 고객의 신뢰 회복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삼성전자는 아이폰의 AP를 생산했었다. 하지만, 얼마 못 갔다. 심지어 2011년 스티브 잡스 애플  CEO에게 엄청난 질타를 받았다. 생산에 필요한 정보를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에 넘겨줬더니, 갤럭시를 생산하는 부서에 해당 정보가 넘어갔다는 것이다. 때문에 잡스와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만나기까지 했다. 이 같은 사실이 외신을 타고 알려졌고, 급기야 잡스는 물량을 거둬들였을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에 세기적인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파운드리는 기본적으로 고객의 설계 도면을 받아서 생산하기에 생산 부서 외에는 공유하면 안 된다. 최양규 KAIST 교수는 "TSMC는 이런 신뢰를 오랫동안 유지했기에 쉽사리 삼성전자가 TSMC의 고객을 가져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③ 이재용 부회장이 아버지 이건희 회장만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지이다. 이 회장은 거시적인 안목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분야에서도 높은 식견을 가졌다. 부서장이 이 회장에게 보고를 하면, 충분한 토론이 가능하고, 부서장은 이 회장이 해당 사안을 이해하고 있다는 인식을 가질 정도였다. 과거 삼성SDI가 플라즈마 TV를 생산하고 삼성전자가  LCD TV를 생산할 때였다. 두 회사는 전사적으로 플라즈마와 LCD의 장점을 이 회장에게 보고했다. 이 회장의 결단에 따라서 둘 중 한 분야는 폐기 수순을 밝아야 했다. 숙고 끝에 이 회장은 LCD를 선택했다. 돌이켜 보면, 이 회장의 결정이 옳았다. IT 업계의 기술 발전은 숨이 막힐 지경이다. 회사의 명운을 책임진 결정을 숱하게 통과해야 한다. 이 부회장이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려면, 기술적 혜안으로도 입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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