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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1월 05일 TDR 주석

현대차 정몽구(84)·정의선(52) 부자가 10%의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페이퍼컴퍼니에 넘겼다. 글로비스의 지분을 인수한 프로젝트가디언홀딩스(PROJECT GUARDIAN HOLDINGS·PGH)는 케이만제도에 있는 자본금 24원인 기업이다. 전형적인 페이퍼컴퍼니로 실제 소유자는 미국의 대표적인 투자기관인 칼라일(Carlyle)이다. 이번 거래는 정몽구 부자의 일감몰아주기 대상에서 벗어나려는 고육책이다. 하지만, 해당 지분의 소유권이 완벽하게 PGH로 이전됐는지는 미지수이다. 이에 공정위는 "추가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논란의 소지가 있지만, 정의선 회장은 이번 매각으로 얻은 자금으로 2000억원이 생겼다. 정 회장의 숙원 사업인 현대차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가속화할지 주목된다.  


◇현대글로비스 [PGH, 약 6112억원 매수 (0.0→10.0%, 01.05)]

=현대글로비스는 완성차와 부품을 운송하는 기업이다. 매출의 70% 정도는 현대차그룹에서 나온다. 때문에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있었다. 법의 개정으로 작년말까지 총수 일가의 지분이 20%를 넘으면 일갈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된다. 때문에 정 회장 부자는 지분을 매각해야 했다. 이번에 PGH에 지분을 넘겼다. 5일 종가는 17만3000원이다. PGH는 이보다 5.8% 낮은 가격에 넘겼다. 

=문제는 이를 밝힌 공시에서 PGH가 정 회장과의 관계를 공동 보유자라고 밝힌 점이다. 즉, 소유권이 완벽하게 넘겼는지 의문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공정위는 "공시에 그런 내용이 있는지 몰랐다"며 "(추가로) 파악을 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지분 구조는 실질 소유를 기준으로 한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과 PGH 사이에 이뤄진 거래에 잡음이 생길 소지는 없는지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김진방(64) 인하대 교수는 "만일 공시에 있는대로 소유권이 공동이라면, 공정위에서 해당 사안을 심사할 것"이라며 "내가 심사위원이라면 조건 불충족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본지는, 현대글로비스에 수 차례 문의했으나 불응했다. 


=이번 매각으로 정몽구 부자의 현대글로비스 지분은 정확히 20%가 됐지만, 특수 관계자인 정몽구재단, 현대차의 지분을 합치면 30%에 달한다. 해당 주체 모두 정 회장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 비록 개인 지분율 합산으로는 20% 미만이 됐지만, 일감몰아주기를 방지하겠다는 취지에는 무색한 지배 구조이다. 공정위는 "자연인(개인)의 지분율만이 일감몰아주기 규제 기준"이라고 밝혔다. 

=이번 매도로 정 회장은 2000억원을 얻었다. 정 회장은 2018년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를 합병해서 순환출자도 해소하고, 경영권도 획득하고자 했다. 하지만, 시장이 우호적이지 않아 실패했다. 현대차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기다릴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10대 그룹 중에서 현대차 그룹만이 순환출자를 유지한다. 시장에서는 현대오토에버와 현대엠엔소프트, 현대오트론의 합병,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 등을 모두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의 일환으로 해석한다. 심지어 작년에 현대차 그룹이 미국의 로봇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한 결정도 지배 구조 개편의 수순으로 이해한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에 정 회장은 사재 25000억원을 넣었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상장하면 정 회장의 이익은 불어 날 것이다. 정 회장은 지배구조 개편에 필요한 실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시장은 현대오토에버의 주가도 주목한다. 정 회장은 현대오토에버의 지분 7.3%를 갖고 있다. 결국 현대오토에버의 주가가 올라야 정 회장의 지배구조 개편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 본사 AI가 국민연금을 비롯한 임원·친인척의 지분 동향을 파악합니다. 해당 정보는 TDR(Tachyon Daily Report)로 발송하고, 특정 종목은 주석으로 설명드립니다. 홈페이지에서 구독신청을 하시면, TDR과 주석을 매일(증시 개장일) 보내드립니다. 2주는 무료입니다. 개인은 월 1만원에, 기관은 협의하고 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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