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27일 TDR 보고서
티 로우프라이스(T. Rowe Price·TRP)가 LG생활건강의 지분을 확대했다. TRP는 미국 메릴랜드에 있는 투자 기관이다. TRP의 운용 자금은 15.2조 달러(약 1800조원)에 달한다.
◇ LG생활건강 [TRP 약 30억원 투자(2.23~09.15,5.18→ 5.20%)]
=LG생활건강은 작년 코로나 사태에도 역성장을 기록하지 않았다. 소폭이지만, 2.1%포인트 성장한 7조844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이 온라인 매출을 강화했고, 중국 시장에서 선전했다.
=하지만, 영업 이익률이 높은 화장품 부문은 악화했고, 대신 마진이 적은 생활용품 매출은 증대했다. 결과로 영업이익은 나빠졌다. LG생활건강은 나빠진 영업이익 보전을 위해서 계열사에서 막대한 배당금을 받아 곳간을 채웠다.
=LG생활건강의 특징은 국내 기업에서 찾기 힘든 M&A에 있다. 비결은 전문 경영인으로는 장기 집권하는 차석용(68·사진) 부회장 때문이다. 차 부회장은 16년째 대표이사로 LG생활건강을 맡고 있다.
=지난 10년간 LG생활건강이 인수한 기업은 24곳이다. 동종업계의 로레알(33곳)·유니레버(24곳) 등에 뒤지지 않으면서, 에스티로더(10곳)를 훌쩍 뛰어 넘는 수치이다. 국내 기업이 M&A에 소극적인 이유는 전문 경영인의 의사 결정권이 확고하지 않기 때문이다. 차 부회장은 선대 구본무 회장에 이어 현 구광모 회장 모두에게서 신임을 받고 있다. LG생활건강의 모든 M&A가 성공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전문 경영인으로 드물게 장기 재직하면서 숱한 M&A를 이뤘고, 대부분 매출 증대와 주가 상승으로 연결됐다.
=흥미로운 점은 TRP가 비교적 LG생활건강에 대해 단타를 했다는 점이다. TRP는 LG와 국민연금에 이어 LG생활건강의 3대 주주이다. TRP의 LG생활건강 지분 추이를 보면, 주가가 상승하면 TRP는 차익 실현했다가 다시 지분을 확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통상의 외국계 대형 자본과는 다른 모습이다.
=LG생활건강의 약점은 중국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작년 해외 매출에서 중국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는 49.4%였다. 사드 사태와 최근의 게임·엔터 종목들이 철퇴를 맞았듯이, 중국 시장은 당국의 입김이 강한 곳이다. 이는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LG생활건강의 높은 중국 비중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LG생활건강의 목표 주가는 185만원(KB)·180만원(미래에셋) 등이다.